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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방주!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입니까?” “시전자를 찾지 않는 이상, 파훼할 수가 없다니.” “난감하기 이를 데 없구나!”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진법에 갇혔다는 사실로도 경악을 금치 못할진대, 백인화조차 마땅한 파훼법을 알지 못한다고 하자, 군중들의 가슴에 모종의 두려움이 들이닥쳤다.
“맹주…. 우선 행군을 멈추십시오. 지금으로선,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백인화가 참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홍련사태가 고갤 끄덕이고 우수를 들었다.
“모두 멈추시오! 우리는 현재, 적의 진법에 갇힌 상태입니다! 하나, 상황을 수습할 터이니 일단 대기하며 전투를 준비하시오!” 그녀의 외침에 진격하던 무인들이 일제히 걸음을 멈추고 전의를 가다듬었다.
“맹주님…. 지금부턴 이 늙은이와 천마성당의 수도사들이 지휘하겠소이다.” “그리하십시오, 백 방주님.” 홍련사태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백인화가 천마성당의 수도사 12인과 논의를 시작했다.


“……우선 그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일단 초동조치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지금으로선 그 수밖에요.” “좋습니다!” 백인화와 수도사 12인의 논의는 의외로 금방 끝이 났다.
시간이 없기도 했거니와, 현재로선 진법의 파워볼실시간 정확한 파악도 불가했으니, 사실 회의랄 것도 없었다.
그저 현상을 유지하며 이 진법을 유지하기 위해 어디선가 연신, 술법을 발휘하고 있을 시전자의 본신을 찾아보는 수밖에….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우르르… 쾅쾅쾅!!!
난데없이 하늘에서 구멍이 뚫린 듯, 거대한 우렛소리와 벼락이 내리치는 것이었다.
한데….

-꽈아아아아아앙!
번개는 자연의 섭리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마치, 연합의 무인들을 겨냥한 듯, 행렬을 향해 실시간파워볼 무섭게 내려꽂히는 번개 앞에, 모두가 질겁하여 다급하게 몸을 날렸다.
“미… 미쳤어!” “번개에 눈이 달렸나?” “하마터면 꼼짝없이 죽을 뻔했네!” 사람들이 경악했다.
창졸간에 그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하지만,
-꽈아아아아아아아앙!
다시 한번 번개가 내려꽂히고….

“크아아아아악!” “으으…!” “카아악!” 결국, 벼락이 장강수로채의 대열을 초토화내고 말았다.
“흐… 흩어져!” “뭉쳐 있으면 죽는다!” “도… 도망가라!” 일순, 장내에 혼돈이 불어닥쳤다.
한 번의 벼락으로 물경, 이십여 명의 인원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한 줌 고혼이 되고 말았으니….
그때.
-흩어지지 마시오! 모두 뭉쳐야 합니다. 이 늙은이를 믿고, 한데 모이시오!!
백인화의 사자후가 대열 곳곳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꽈아아아아아앙!

다시 한번 천문을 뚫고 하늘에서 시퍼런 벼락 줄기가 군중의 대열 속으로 쇄도했다.
그 순간, “…….” 백인화의 우수에서 백색 광채가 파워볼사이트 번뜩이더니, 허공에서 벼락과 충돌을 일으켰다.
콰콰콰콰쾅!
‘세상에!’ ‘뭐… 뭐야?!’ ‘헉…!’ 사람들의 심혼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강력한 격음과 함께 눈부신 섬광이 현장을 덮었다.
츠츠츠!
벼락의 여파가 허공을 비산했다.

‘모… 모여야 해!’ ‘백 방주의 말을 들어야 된다!’ 파워볼게임 ‘그게 살길이야!’ 혼란에 휩싸인 군중들은 현재, 자신들의 목숨줄을 백인화가 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한데 뭉쳤다.
백인화는 일체의 망설임도 없이 군중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하늘에 대고 주문을 외우기에 이르렀다.
“구십팔 번, 만상주술(萬象呪術)! 천옥(天獄)!” 그 순간, -챙, 챙, 챙, 챙!
다급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영롱한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아군의 사위 팔방으로 투명한 장막이 대기를 짓씹으며 사각의 형태를 구현해냈는데, 일순 군중 모두가 투명 장막에 갇힌 형국이 되었다.
-꽈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우르르, 콰아아아아앙!
여전히 하늘에선 무자비한 벼락이 떨어졌다.

마치, 금역을 내디딘, 인간을 향한 하늘의 엔트리파워볼 형벌과도 같이….
덜덜덜-
태평한 모습으로 의기를 드러내던 젊은 후기지수들의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오들오들 떨린다.
다행히도 백인화가 펼쳐낸, 만상주술(萬象呪術)의 술법이 하늘의 형벌을 막아내고 있었다.
-모두 내 말을 명심하시오. 지금부터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은 실재하는 것이 아닌 환영이오. 하나 환영은 강력한 환술에 의한 것이니, 실제와 같은 효험을 동반할 거요. 정심(正心)을 유지하시오. 눈을 감고 귀를 닫아도 좋소.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모든 게 끝이외다.
백인화의 육합전성이 고합산의 창공에 메아리쳤다.


“정말 노영명을 소어 네가 해치웠다고?” “그렇다니까?” “정말?” “아! 몇 번을 물어보냐?” “미… 미친!” 고합산으로 이동하며 소어와 이런저런 대화 삼매경에 빠져 있던, 왕소영은 대경실색을 금치 못했다.
놀란 것은, 왕소영뿐만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북해빙궁주 왕방태는 왕소영보다 훨씬 놀란 얼굴로 EOS파워볼 입을 쩍 벌린 채, 소어를 응시했다.
“진 소협. 그게 사실인가?” “아이고! 궁주님까지 안 믿어주시는 거예요? 제가 이래 봬도 신뢰 하나는 끝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쩝.” 그게 아니다, 이놈아.
널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믿지 못하는 거라고!
왕방태는 어쩌면 자신이 지금껏 소어를 과소평가한 건지도 모르겠단 상념을 떠올렸다.
‘진 소협의 무공이 나를 넘어설 거란 생각을 하긴 했지만….’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어가 두렵게 느껴질 정도였다.

왕방태는 새외 무림의 인물이지만, 노영명에 대해서는 웬만한 중원의 인물보다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가 아는 노영명은 한때 흑도삼존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며, 천마 위지운, 혈마 태호공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대 최고의 흑도 검수였다.
비록 후에는 투신, 모용천에게 무릎을 꿇고 위상이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노영명이란 이름 세 글자는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위명이 자자했던 것이다.
그런 노영명을 방년 스물두 살 된 소어가 로투스바카라 꺾어버렸다?
도저히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었다.
“진 소협. 자네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네만…. 우천마검 노영명이라니! 내가 알기로 그는 현묘지경을 이룬 초절의 고수일세. 현 백도 전체를 놓고 봐도 노영명을 상대할 만한 사람은 소림의 공승대사나 종남의 용각선생 정도일진대. 자네가 그런 자를 꺾었다고 하니, 사실인 줄 알면서도 납득이 안 될 뿐이야.” 왕방태가 진솔한 심정을 토로했다.
사실, 무림의 대선배로서 이와 같은 말을 주저리주저리 내뱉는 것이 어떻게 보면 겸연쩍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왕방태는 그런 체면치레보다 소어의 입을 통해 그의 진면목을 더욱 자세히 듣고 싶은 심정이었다.
“음… 궁주님.” “말하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우선 저도 현묘지경의 문을 두드렸고요…” “역시 그랬군.” “노영명을 꺾은 건, 무공의 상성에 있어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는 파천마황검 외에도 마공을 익혔죠. 때문에 외려, 힘이 분산된 경우였어요. 파천마황검이란 정순한 검법과 마공의 결이 다르다 보니 대결 도중, 호흡이 첨예하게 뒤틀리고 그 순간, 빈틈을 드러내는 습관이 있더라고요.” “아하……!” 소어의 말을 듣고서야 왕방태는 자그마한 탄성을 자아내며 고갤 끄덕였다.
무공 대 무공의 상성이란 때로는, 경지마저 초월할 만큼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한, 여러 무공을 익히고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어떨 때는 외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왕방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근데 그 빈틈을 찾기 위해 저도 무지막지하게 맞았더랬죠. 아마 연위갑을 입지 않았으면 노영명 그 악독한 영감보다 외려, 제가 먼저 쓰러졌을 거예요. 확실히 그 영감…. 엄청 세더라고요. 저도 죽을 뻔했습니다, 궁주님. 하하!” 하나 소어의 저런 태평한 얼굴을 보자, 왕방태는 어이가 없었다.
세상에 그 누구도 우천마검 노영명을 ‘엄청 세더라고요.’라는 하찮은 말로 표현하진 못할 터였다.
‘진 소협. 자네는 정말 못 말리는 사람이구먼. 허!’ 왕방태의 입꼬리가 슬쩍 치솟았다.
경외, 놀라움, 경악, 뿌듯함 따위의 복잡한 감정이 한데 섞인 미묘한 웃음이었다.
그때.
“이야! 우리 소어, 출세했네? 북해의 설빙석 덕분에 금방 부자될 텐데, 그도 모자라 노영명을 꺾었으니…. 진짜 그 나이에 너처럼 출세가도 달리는 사람도 없을 거야. 이젠 무섭다, 무서워. 하하하!” 왕소영이 졌다는 듯,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너스레 떨었다.
비꼬는 듯한 어투였지만, 사실 소어의 성공을 누구보다 기꺼워하는 그녀였다.

“무서울 건 또 뭐래? 친구가 출세하면 넌 좋은 거지, 이것아! 크크큭. 그런 의미에서 우리 소영이한테 신기한 구경 시켜줄까?” 왕소영이 의문 섞인 시선을 띠며 물었다.
“뭔데?!” 그러자,
“우치 형. 한 번 보여줍시다.” 소어가 전우치를 일별하며 입을 열었다.
“뭘?!” “양탄자.” “아… 또?” “빨리요.” 소어의 닦달에 하는 수없이 전우치는 행낭을 뒤적여 양탄자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촤르르르륵-!
둘둘 말려진 양탄자를 허공으로 집어 던졌다.
“오… 오!! 저게 뭐야!” “껄껄! 대단한 기보로구나!” 예상대로였다.

일순, 왕소영과 왕방태 부녀는 물론, 북해 측 인물 전원이 화등잔만 해진 눈으로 허공을 부유 중인 양탄자를 바라보았다.
그때.
“뭐해요? 우치 형. 빨리 안 올라타고.” “뭐?!” “소영이 한 번 태워줘야지.” ‘으… 저 새끼, 진짜!’ 전우치는 은근 부아가 치밀었다.
이게 벌써 몇 번째냐?
분명 양탄자의 주인도 자신이고, 비행술을 펼치는 것도 자신인데.
왜 매번 생색은 저 돈 귀신이 내는 걸까?
‘내가 무슨 마부도 아니고, 아오!’ 하나 어쩌겠는가.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내고 있는 왕소영을 보자, 전우치는 하는 수 없이 마부가 마부석에 오르는 것마냥, 폴짝 뛰어서 양탄자에 올라탄 채, “타시죠….” 힘없이 내뱉을 수밖에.
하나 그런 전우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어는, “타자, 소영아. 이 양반 비행술이 기가 막히다. 하하!” 왕소영의 손을 붙잡고 양탄자의 뒷자리로 냅다 뛰어오르는 것도 모자라, “이랴! 이랴이랴!” 전우치의 속을 더욱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다.


-쏴아아아아아!
날벼락이 걷히기 무섭게, 비가 쏟아졌다.
하나 단순한 비가 아니었다.
마치 천지를 집어삼킬 듯한, 굵직한 장대비가 낙하하는 폭포수처럼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그 괴이한 광경에 연합은 혀를 내두르며 공포에 잠기고 말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세상에 뭔 이런 개 같은 진법이 다 있어?” “자연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술법인 건가?” 벼락이 그치는 순간, 졸이고 있던 마음을 놓는가 싶었거늘….
이대로면 촌각도 지나지 않아, 지면이 모두 물에 잠기고 사람들은 질식사를 면치 못할 터였다.
그 순간.

천마성당의 수도사들이 백인화와 한 차례 눈짓을 교환하더니, 대뜸 사각의 투명 장막을 벗어나 대열의 외각을 점유한 채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동시에 백인화가 군중들을 아울러 동시다발적으로 전음을 보냈다.
[여러분. 다시 말하지만 이 모든 자연재해는 진법의 작용일 뿐, 실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진법은 시전자를 추적하지 않으면 어떠한 술법을 펼친다 해도, 궁여지책밖에 되지 않으니 지금부터 본인이 진법으로부터 여러분을 보호하되, 천마성당의 고인들이 법력을 감지해, 이 환영진의 술법사를 추적할 것이오. 내력 운용을 자중해주시길 바라오. 모든 기운을 죽이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첨예한 법력의 파장을 감지해야 하니 말이오.] 그러자, 모든 이들이 고갤 끄덕이며 숨죽인 채, 단전과 기혈의 흐름을 억제하였다.
그 순간 놀랍게도 사람들은 서서히 자신의 몸이 공중으로 붕 뜨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email protected]##$$^%^#%^^…….” 백인화의 입에서, 그리고 수도사들의 입에서 괴어로 이루어진 주문이 나지막하게 흘러나오고….
‘어…?!’ ‘어어?!’ ‘이거 뭐야?!’ 조금씩 허공으로 떠오르던 사람들의 신형이 어느새, 광활한 창공을 한가운데를 날아오르고 있었다.
물경, 2천에 달하는 인원이 투명한 장막 속에 갇힌 채, 하늘 위로 승천하는 광경은 가히, 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
“찾았다!” 수도사들의 외침이 일제히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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